이번에는 겨울 날씨를 알아봅니다.

 

겨울의 특징 밤이 아주 길고, 비가 많이 오는 편이며, 크게 춥지는 않다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겨울에는 밤 시간이 길어서 아침 8시가 넘어야 밝기 시작하고 오후 3시가 넘으면 어두워지기 시작해서 금방 캄캄해집니다. (동지 때의 일출 8:05, 일몰 15:56) 별보고 출근해서 별보고 퇴근하는 것은 기본이고, 일찍 어두워지는 만큼 길거리의 인적도 일찍 끊어집니다.

 

, 낮 시간이 짧은 데다가, 비가 많이 옵니다. 여기에서 비가 많이 온다는 말은 강수량이 많다는 뜻보다는 오래 온다는 것을 뜻합니다. 거의 매일 아침, 비가 내렸거나 내리고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되는 데, 이슬비 같은 비가 때마침 불어보는 바람과 함께 내리기 때문에 상당히 곤혹스럽습니다.

 

우산을 잘 쓰지 않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대부분 처음에는 우산을 쓰고 다닙니다. 그렇지만, 비가 바람에 실려서 내리므로 우산을 써도 상체만 겨우 가릴 수 있을 뿐 다른 부분은 비를 다 맞게 되는 데, 그나마도 바람 때문에 우산이 망가지고 나면 새 우산을 쓰기 보다는 방수되는 겉옷을 하나 입고 모자를 하나 푹 눌러쓰는 것이 더 자연스럽게 됩니다. 우산을 새로 사도 오래 가지 못할 뿐 아니라, 좀 튼튼한 우산을 하나 사려면 적지 않은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데에다 쉬 망가지기 때문입니다 , 대부분의 영국 사람들은 우산을 아예 가지고 다니지 않습니다. 어릴 때부터 훈련이 되어서 그런 것 같은 데, 가끔 비가 많이 오는 데에도 비 맞으면서 학교가는 학생들을 보면 측은한 생각이 많이 듭니다.  젖은 옷을 입고 앉아서 공부가 될까 하는 생각도 들지요..

 

그리고, 겨울에는 비가 많이 올 뿐 아니라, 맑은 날씨가 별로 없습니다 , -흐림의 연속이지요. 그러다보니 겨울에는 우울증을 앓는 사람들이 많고, 겨울의 끝자락인 2월 경이 되면 전국적으로 자살하는 사람들이 급증한다고 합니다.

 

다만, 최근 몇 년 동안은 이러한 전형적인 영국 날씨를 보인 적도 있지만, 그렇지 않고 겨울에도 날씨가 맑은 날이 많았습니다.  세계적인 이상 기후의 한 단면이라고 생각되는 데, 이렇게 날씨가 좋으면 추워서 아침 저녁 기온이 영하로 내려가고 얼음도 얼지만, 비가 오거나 흐린 경우에는 별로 춥지 않습니다.   

 

겨울은 영국인 뿐 아니라 모든 사람에게 살이 찌는 천저인비(天低人肥)의 계절입니다. 낮 시간이 짧다보니 운동량이 자연스레 줄어들고, 먹는 음식은 살이 찌기 쉬운 종류 들이 많습니다.  튀김 종류, 버터, 치즈 등 칼로리 높은 종류에 감자처럼 고탄수화물까지..  자칫 방심할 경우 겨울이 지나고 나면 3~5킬로, 심한 경우에는 7~10킬로까지도 체중이 늘어납니다.특히 날씬한 한국 학생들은 대체로 두리뭉실한 사람들이 많은 이 곳에서 체중이 조금 늘어나도 크게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나중에 귀국을 앞두고 다이어트를 하느라 고생하는 학생들이 많다는 사실 영국으로 오시는 분들은 꼭 기억해 두시기 바랍니다.

 

한국 사람들이 많이 사는 킹스턴(Kingston Upon Thames) 지역의 평균적인 날씨를 한번 보겠습니다 BBC 기상 자료   영국 기상청 자료

 

 

 

일조량은 여름이 월등히 많은 것을 볼 수 있고, 강수량은 겨울에 비가 좀 더 많이 오기는 하지만, 특별히 많은 량의 비가 온다고 하기에는 어려운 정도인 것 같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겨울에 훨씬 더 많은 비가 온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아마도, 비오는 날씨와 흐린 날씨가 계속해서 교체 출연을 하다 보니 막연히 겨울에는 비가 엄청 많이 온다고 생각하게 된 것 같습니다.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네요..

 

예년 최고 및 최저 기온을 보면 크게 높지도 낮지도 않게 나와있는 데.. 이는 평균치를 나타낸 것이라, 실제로는 이보다 높거나 낮은 경우가 훨씬 많으며, 겨울에도 영하로 떨어지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2011년에는 12월 초에 내린 눈이 이어진 추위와 꾸준한(?) 눈으로 인해 12월 말이 되어서야 다 녹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 바람, 비 혹은 눈이 함께 오기 때문에 실제 체감 온도는 훨씬 낮아서 한국의 겨울철 옷을 그대로 입어도 전혀 어색하지 않을 정도입니다

 

그런데, 영국 사람들의 겨울 복장, 특히 젊은 세대의 복장을 보면 실로 어리둥절해집니다두툼한 겨울 옷을 입은 사람, 한 여름 수영장에서나 볼 수 있음직한 복장(탱크탑, 미니스커트)의 사람이 함께 다닙니다 도대체 계절을 알 수 없을 정도입니다. 특히 금요일 밤(불금이라고들 하죠?), 나이트클럽 주변에서 더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여담 한 마디 하자면 한국에서 온 학생, 특히 여학생들은 이 나이트클럽을 아주 조심해야 합니다. 조심해야 하는 이유는 대부분 짐작하시겠지만, 훗날 다시 한번 포스팅을 하겠습니다.

 

위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겨울에는 햇빛이 무척 귀한 편입니다 그래서, 여러 날 만에 햇살이 나면 진귀한 풍경이 펼쳐집니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마치 여름처럼 옷을 훌훌 벗고 일광욕을 즐기는 것입니다. 서양 사람들은 일광욕을 하지 않으면 피부에 곰팡이가 핀다고 하는 데… 물어보고 확인한 것은 아니지만 좀 근거가 있는 이야기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 햇빛이 풍부한 나라로 여행을 많이 갑니다.  스페인, 니스, 프랑스, 그리이스, 터어키 등 주로 지중해 연안 국가로 가는 편인데..  최근 경기 침체로 주춤하고 있습니다만, 스페인에 별장을 구입해놓고 틈나는 대로 가서 햇빛을 즐기는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혼자서 구입하기 버거우면 몇 사람이 어울러서 구입을 하고 마치 콘도미니엄 사용하듯이 돌아가면서 사용하기도 했는 데.. 이 때문에 스페인의 주택 가격이 많이 올랐다고 합니다.

 

비는 많이 오지만 년간 강수량이 적은(?) 영국의 수돗물 값은 한국에 비해 무척 비쌉니다 년간 강수량을 보면 우리 나라의 절반 정도 밖에 되지 않으니 그 만큼 귀해서 그런지 1당 가격이 대단히 비쌉니다.,

 

서울 가정용 수도 요금을 보면, 상수도 및 하수도 이용요금 합계가 1 580원인 데 비해,영국의 경우 환율 2000=1파운드로 보았을 때 약 3750원 정도로 여섯 배가 넘습니다

 

아래는 최근에 받은 수도요금 청구서의 산출 내역을 스캔한 것인데… 수돗물 1㎥ 가격이 1.2263파운드( 2450), 하수도 요금이 0.6473파운드( 1300)입니다.  우리 나라에서 적용하는 기본요금과 물 이용 부담금은 1㎥당 1270원 정도이고영국에도 fixed charge 40.55파운드( 80,000원 정도)되니 결코 만만치가 않은 가격입니다.


 

영국에 처음 오면 대부분 홈스테이 생활을 많이 하게 되고, 어디를 가든 물 아껴쓰라는 말을 많이 듣게 되는 데, 물이 풍부하지도 않은 데다가 값도 비싼 사정이 있어서 그러는 것이니 공연히 까탈스럽게 그런다고 생각지 마시기를 바랍니다 영국인들의 물 아껴쓰기(?)에 대해서는 다음에 한번 소개를 하겠습니다

 

포스팅할 것이 자꾸 밀리네요…^^

Posted by 첫 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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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통계적인 영국의 날씨와 피부로 느끼는 영국의 날씨를 살펴보려고 합니다.

 

어제 아침 영국은 햇빛 가득한 아침을 맞았지만, 이번 겨울 들어 가장 추운 날씨를 기록했습니다. 정확하지는 않지만, 런던 근처의 경우 영하 3~4도 정도까지 내려간 것 같고 낮 기온도4~5도 정도에 머문다고 합니다. 이미 두어 차례 서리가 살짝 내리기는 했지만, 어제 오늘 아침은 서리가 눈 온 것 처럼 하얗게 내리고, 차에는 성에가 잔뜩 끼어 정말 겨울이 왔음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영국은 지난 주 남서부에서 시작된 홍수가 중북부 지방으로 확산되어 많은 재산 피해와 인명 피해가 발생했는데, 비가 그친 후 며칠이 지나도 물이 빠지지 않아서 그 피해가 더 커진 것 같습니다 이렇게 물이 잘 빠지지 않는 이유는 앞선 포스팅 ‘영국에 웬 홍수(flooding)’에서도 살펴본 것과 같이 배수가 더딘 것이 주원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 많지 않은 비에도 불구하고 배수 시설이 빈약하다 보니 홍수가 발생했고, 지난 여름 많은 비로 인해 토양으로 더 이상 물이 스며들지 못하는 ‘saturated’ 상태이다 보니 물이 빠져나갈 곳이 없어서 그 자리에 고인 채로 있는 것입니다 퍼내거나.. 증발될 때까지 기다려야 할지도..  예전과 달라진 강수 패턴에 따른 현상이라고 보기에는 홍수 지역의 강수량이 너무 적고, 실제로 11월의 강우량은 예년에 비해 결코 많지 않은 수준이라고 합니다.  BBC‘Wiltshire flooding: River warnings still in place’ 등 여러 뉴스에서도 이러한 문제를 보도하고 있습니다.  'the ground already saturated this may exacerbate flooding problems'

 

또, 2012년 영국의 강수량을 분석한 기사가 있었습니다. From drought to floods: a look at 2012인데요.. 이 기사를 보면 2012년 초에는 가뭄이 아주 심했고, 4~6월은 유례없이 비가 많았으며, 100년 만에 가장 비가 많은 여름을 보였는 데, 그 결과로 지하수위가 높아지고,토양이 더 이상 물이 스며들기 어려운 상태가 되어 최근의 홍수 사태에까지 이어진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 이러한 날씨 변화의 근본 원인은 대기권 상층부의 제트기류가 평소와는 달리 영국의 남쪽에 걸쳐서 위치했던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영국은 결코 비가 많이 오는 나라가 아니라서, 물 관리가 아주 중요한 나라인 데, 앞으로는 배수 시설에 더 많은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 같습니다. 

 

기억하는 분들이 계실지 모르겠으나, 런던올림픽을 앞두고 이 날씨 때문에 많은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었습니다.   비가 거의 오지 않아야 할 시기인 봄~여름 기간 동안 거의 매일 비가 왔고런던올림픽을 앞두고는 비로 인해 올림픽 경기와 분위기가 망쳐지지 않을까 하는 염려가 아주 많았었습니다.  다행히 런던올림픽이 가까워지면서 비가 오는 날도 있었지만 맑은 날씨가 많아서 비교적 좋은 날씨 속에서 런던올림픽이 치루어질 수 있었습니다.

 

위 기사의 강수량 분포를 통해 영국의 평년 기후를 상당 부분 짐작하실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만, 실제로 영국에서 살면서 느끼는 기후 조건에는 강수량 이외에도 좀 더 보태야 할 무엇이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예를 들면, 기온, 일조량 등이 바로 그런 것이라 생각되는 데.. 살면서 느끼는 영국의 종합적인 날씨를 한번 살펴봅니다.

 

영국은 우리 나라에 비해 봄과 가을, 특히 가을이 비교적 뚜렷한 편이라고 생각됩니다만, 여기서는 크게 여름과 겨울로 나누어 생각해보겠습니다.

 

여름의 특징 낮이 아주 길고, 비가 많이 오지 않으며, 크게 덥지 않다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여름에는 낮 시간이 길어서 밤 10시가 넘어야 어두워지고, 새벽에는 4시만 넘으면 밝기 시작합니다. (하지 때의 일출 4:45, 일몰 21:21)  10시가 넘어서까지 배드민턴을 치는 사람을 본 적도 있을 정도입니다. 낮 시간이 긴 만큼 활동량이 많아서 다이어트에도 좋고(?), 여행을 다니기에도 좋습니다.

 

, 비가 많이 오지 않으며, 비가 오더라도 오래 오지 않고 햇빛이 많이 나기 때문에 생활하기에 불편함을 느끼지 않습니다. 기온은 최대 30도를 넘는 날이 그리 많지 않습니다. 6,7년 전에 Kent 지방의 기온이 38도를 넘어간 적이 있었습니다만, 대부분 30도를 살짝 넘기는 정도이고 이렇게 더운 날이 길면 일 주일 정도 있을 정도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영국 사람들은 25도만 넘어가면 덥다고 난리가 납니다. 너나 할 것 없이 웃통을 벗고, 노출이 심한 옷을 입습니다 이때다 하면서 햇빛에 살갗을 태우는 사람도 많지요..

 

한국에서는 필수품이 된 에어컨은 커녕 선풍기도 없이 여름을 나는 사람들도 여전히 많습니다. 기온은 높아도 습도가 낮아서 햇빛을 피해 그늘에 들어가기만 하면 시원함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인 데 일부 예민한 사람들은 여름에도 긴 팔 옷을 입어야 그늘에서의 서늘함을 피할 수 있는 경우도 많이 보게 됩니다.  10여년 전만 하더라도 에어컨이 갖추어진 집은 거의 없었고, 식당 등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에도 에어컨은 커녕 선풍기가 없는 경우가 많았으니 영국의 여름을 짐작할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여름이 있어서 영국은 살만한 곳이라고 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을 정도로 영국의 여름은 좋습니다. 각종 레포츠, 바비큐파티 등 야외 활동을 하기에도 좋고.. 영국 혹은 북유럽을 여행할 계획이 있으신 분들은 이 시기를 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 같은 시기에 프랑스 등 유럽으로 들어가면 혹독한 더위를 만나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참고로 하시기 바랍니다. 유럽 내륙의 더위는 한국의 더위 못지 않습니다

 

또, 영국의 여름 동안 한국에서는 쉽게 보기 어려운 우박이나 무지개를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섬이라서 그런지 날씨 변동이 심해서 맞고 다니기 거북할 정도로 큰 우박도 자주 볼 수 있으며, 햇빛이 났는 데에도 비가 오는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가끔 쌍무지개도...

 

내용이 길어지는 것 같아서 여름 날씨에 대한 것은 여기서 맺고, 겨울 날씨에 대한 것은 후속으로 포스팅합니다.

Posted by 첫 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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