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여러 날 만에 화창하지는 않으나마 햇살을 구경할 수 있는 아침이었습니다 언제 또 날씨가 변덕을 부릴지 알 수는 없지만요…  영국의 하루에는 사계절이 모두 들어있다는 말 실로 영국의 날씨를 아주 적절하게 표현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영국에 오시면 실감하시리라 믿습니다.^^

 

그렇지만, 최근 며칠 간은 변덕스런 날씨가 아니라 비가 제법(?) 많이 왔습니다. 오늘 내일 주말에도 비와 바람이 예상된다고 하니 아직 끝난 것은 아닌 것으로 생각됩니다만, 요 며칠 동안 영국은 비로 시작해서 그저께부터는 비와 함께 바람으로 몸살을 앓았습니다.  일부 휴교도 있었고요. 특히 영국 남서쪽 지방과 웨일즈 지방의 피해가 컸던 것 같습니다 피해를 입은 분들이 속히 힘을 차리시고, 복구 또한 빨리 되기를 빕니다…..

 

영국에는 Gale이라고 부르는 폭풍이 대개 1년에 한두 번 정도 찾아오는 편입니다 비를 동반하는 경우도 있지만, 비를 동반하지 않고 바람만 강하게 부는 경우도 많은 데..  Gale이 한번 불면 집집마다 fence(주로 나무로 된 담장)가 넘어지고, 간판이 날아가기도 하고, 큰 나무가 뿌리째 뽑혀 넘어져 많은 피해를 입히기도 합니다 바람의 속도가 대략 시간당 100마일( 160킬로미터, 초속 45미터 정도) 혹은 그 이상 넘어가기도 하며, 북쪽 스코틀랜드 어디에선가는 달리던 차가 뒤집어졌다는 기사를 본 적도 있을 정도의 강풍입니다.

 

큰 나무가 넘어지면 당연히 교통이 차단되는 불편이 초래됩니다만, 이런 폭풍은 어쩌다(?)한 번 정도 부는 것이니 견딜만합니다 그러나, 문제는 비가 조금만 많이(?) 오면 flood가 발생한다는 것입니다.  많은 도로에서 주변보다 약간 낮게 되어 있는 구간에서는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는 현상입니다. 'Flood' 혹은 'Flooding Imminent'라는 표시판이 설치되어 있곤 합니다.

 

먼저, 이번 비로 인한 상황을 한번 보시죠… BBC 방송 기사  

(이 링크가 언제까지 살아있을지 모르지만) 어제 아침 이 기사를 보면 간밤에는 홍수로 인한 사망자까지 발생한 것 같은 데, 비가 과연 얼마나 왔길래 이렇게 되었을까요?

  

또, The Guardian에 나온 기사를 보면, ‘Heavy rain and strong winds cross UK’라는 제목 하에 ‘up to 40mm (1.6in) of rain could fall within a couple of hours in some places. Winds of up to 70mph had already been recorded along the Welsh coast, gusts strong enough to bring down trees’라고 되어 있습니다.  A couple of hours니 두세 시간 동안 40밀리미터의 비가 왔고, 시속 70마일 이상의 폭풍이 관측되었다는 내용입니다.

 

또, 그저께 아침에 나온 기사에는 ‘The highest rainfall overnight was on Dartmoor, Devon, with 1.3in (33mm) in 12 hours’ 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사이에 33밀리미터, 두세 시간 동안에 40밀리미터 치고는 피해가 너무 크다는 생각을 하지않을  없습니다.  우리 나라의 기준으로 본다면 저 정도는 폭우나 홍수를 유발할 정도는 커녕 일상적인(?) 수준의 비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요...  

 

그렇다면,  왜 적은 비에도 저렇게 홍수가 발생하는 것일까요? 대체 그 원인이 뭘까요 여러가지 복잡한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원인은 배수 시설이 부족하다는 것이   합니다 요즘은 많이 개선되고 있고, 신설 도로에는 대부분 배수 시설을 함께 하는  같습니다만, 대부분의 도로에 배수 시설이 없습니다.  우리 나라의 경우, 도로 변에는 반드시 배수구가 있지만, 영국에는 배수구가 없는 도로가 대부분입니다. 일반 도로는 물론 고속도로에도 배수구가 없어서 조금만 비가 많이 오면물이 고이고, 경우에 따라서는 통행을 제한하기도 합니다.

 

안전에 대한 대비와 준비성이 투철(?)하기로 유명한 영국이  이처럼 배수 시설을 허접(?)하게 해놓았을까요? 이는 영국의 강우량과 관련지어 생각해볼  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전형적인 영국의 비는 우리 나라처럼 비가 주룩주룩 오는 스타일이 아니고, 이슬비 혹은 가랑비처럼 오는  마는  가늘게 뿌리는 스타일의 비입니다 여담이지만, 이런 비가 바람과 함께 오다 보니 우산을 써도 상체 일부를 제외한  몸은 고스란히 비에 노출되고, 이렇게 우산이  역할을   없으니 처음에는 우산을 쓰던 사람도 나중에는 그냥 방수가 되는 상의에모자를  눌러쓰고 외출을 하게 됩니다.

 

본론으로 돌아와서, 이렇게 가늘게 내리는 비는 시간당 강우량이 대단히 적습니다 그런데,영국의 대부분 지역은 지표면이 콘크리트나 아스팔트로 덥힌 곳보다는 물이 스며들기 쉬운잔디밭 등의 면적이 월등히 많이 분포하고 있고, 경사가 급한 곳이 많지 않아 스며들 시간이 충분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결국, 가늘게 조금씩 내리는 비는 어디에도 고이거나 모이지 못하고 근처 지표면으로 스며들어 버리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상 기후 탓인지, 최근 영국의 비가 오는 스타일이 우리 나라를 닮아가고 있습니다가끔씩 우리 나라 소나기 처럼 비가 퍼부을 때도 있고 운치있는(?) 빗소리도 종종 들을 있습니다.  문제는 이러다 보니, 비가 고이는 양이 많아지고, 나아가서 홍수로 발전한다는 것이지요

 

결국, 충분하지 못한 배수 시설이 예전과 달라진 강우 현상을 따라잡지 못한 것이 이유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가지  보탠다면, 예전에 비해 콘크리트나 아스팔트 포장 면적이 점점 늘어나서 물이 스며들 수 있는 여지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  것입니다. ,  가정에서 주차  편의를 위해 앞쪽의 정원을 걷어내는 경우가 많은 것도  가지 이유가   있을  합니다.

 

지난   동안의 강수량 분포를 보니 예년에 비해 비가 많이 오기는 한 것 같습니다.  특히 비가 적게 오는 여름 철에 많은 비가 내린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영국의 날씨에 대해서는 다시 한번 포스팅을  기회를 갖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아침 기사 중에 이런 내용이 있습니다.

'More flooding is possible, especially on ground which is already saturated by Thursday's rain.'


Saturated, 즉 이미 어제 그저께까지 온 비로 토양이 이미 포화되어 더 이상 물이 스며들 여지가 없다는  것이고, 이렇게 될 경우 내리는 비는 별도의 배수 시설이 갖추어지지 않았다면, 모두 지표면을 흐르는 물이 될 것이고, 적은 량의 비에도 지금보다 더 큰 홍수가 발생할 수 있을 것입니다...  모쪼록, 큰 피해없이 잘 지나가기를 바래봅니다.



Posted by 첫 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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