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현충일

November is Poppy Month.

 

각 나라마다 현충일이 있으나 그 날짜는 서로 다릅니다.

 

우리나라의 현충일은 6월 6일로서 1956년 대통령령으로 지정되었으며, 6.25 전쟁으로 인하여 사망한 국군 뿐만 아니라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모든 선열들의 넋을 기리는 엄숙한 날입니다.

 

영국의 현충일은 제 1차 세계대전의 휴전기념일(Armistice Day)인 11월 11일 직전의 일요일로 정해져 있는데, 금년에는 정확하게 11월 11일이 됩니다.  보통 Remembrance Sunday 또는 Remembrance Day라 부르고, 미국의 현충일은 5월의 마지막 월요일로써 Memorial day라고 부릅니다.  영국에서는 1919년 11월 11일 11시 런던에서 최초로 2분간 묵념이 있었던 것으로 기록되어 있으며, 이 전통은 아직도 여전히 지켜지고 있습니다.

 

영국의 현충일은 많은 사람들이 가슴에 붉은 양귀비 꽃을 달고 다니는 것에서 출발하는 데, 상당 수 사람들은 자동차 앞쪽에도 큼지막한 양귀비 꽃을 달고 다닙니다.  현충일인 11월 11일이 다가오면 적어도 몇 주 동안 많은 영국인들은 전쟁 중 목숨을 잃은 사람들을 기념하는 의미에서 종이로 만든 양귀비 꽃을 달고 다니며, 유명 포탈사이트에서도 양귀비 꽃으로 장식한 페이지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모든 이미지는 구글에서 업어온 것입니다)


우리 나라에서는 양귀비 꽃을 찾아보기가 쉽지 않지만, 영국에서는 오래 전부터 관상용으로도 많이 키우고 있고, 꽃의 색깔 등 종류도 대단히 다양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양귀비는 관상용이고 마약의 원료와는 거리가 멀다고 합니다.....

 

또, 거리 곳곳에 있는 추모를 위한 자그마한 충혼탑(?) 아래 마다 양귀비 꽃으로 만든 꽃다발이 수북히 쌓이는 것을 보면 많은 세월이 흘렀음에도 여전히 추모하는 그 마음을 약간이나마 느껴볼 수 있습니다.  누구나 다 노블리스 오블리제의 주인공인 것이지요.. 


현충일에 양귀비 꽃을 달기 시작한 사연은 다음과 같습니다.


1915년 제 1차 세계대전 중 존 맥크레이 대령은 Western Front 지역의 한 전쟁터에서 포화로 폐허가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붉은 양귀비꽃이 만발하는 광경을 목격하고 쓴 한편의 시가 출간되었으며, 양귀비 꽃은 전사자의 상징이 되었다고 합니다. (이하 원문)

 

IN FLANDERS FIELDS by John McCrae

 

In Flanders fields the poppies blow

Between the crosses, row on row,

That mark our place: and in the sky

The larks, still bravely singing, fly

Scarce heard amid the guns below.

We are the Dead. Short days ago

We lived, felt dawn, saw sunset glow,

Loved, and were loved, and now we lie

In Flanders fields.

Take up our quarrel with the foe:

To you from failing hands we throw

The torch; be yours to hold it high.

If ye break faith with us who die

WE SHALL NOT SLEEP,

THOUGH POPPIES GROW

IN FLANDERS FIELDS.

 

(모든 이미지는 구글에서 업어온 것입니다)

 

그로부터 3년이 지난 1918년 모이라 마이클이라는 사람이 이 시를 읽고, 전사자를 기리는 의미에서 양귀비 꽃을 달겠다고 다짐하는 답시를 쓰게 되었고, 이후 현충일에는 양귀비 꽃을 다는 풍습이 생겨났다고 합니다. (이하 원문)

 

We Shall Keep the Faith by Moira Michael, November 1918

 

Oh! you who sleep in Flanders Fields,

Sleep sweet - to rise anew!

We caught the torch you threw

And holding high, we keep the Faith

With All who died.

We cherish, too, the poppy red

That grows on fields where valor led;

It seems to signal to the skies

That blood of heroes never dies,

But lends a lustre to the red

Of the flower that blooms above the dead

In Flanders Fields.

And now the Torch and Poppy Red

We wear in honor of our dead.

Fear not that ye have died for naught;

We'll teach the lesson that ye wrought

In Flanders Fields.

 

현재 양귀비 꽃은 현충일의 상징이 되었으며, 오늘날 사람들이 달고 있는 조화인 양귀비꽃은 퇴역 군인들이 주로 만들고 있으며 남녀 퇴역 군인들이 결성한 단체인 영국 재향군인회의 대표들이 판매하고 있다고 합니다. 또, 그 수익금은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이들의 유족을 위해 사용한다고 합니다.

 

(모든 이미지는 구글에서 업어온 것입니다)

 

11 월 11 일과 가장 가까운 일요일에는 영국 전역의 교회에서 예배 의식이 거행되며, 런던시내의 Whitehall에 있는 충혼탑에서는 여왕을 비롯한 왕실 가족은 물론 정부 관리들이 참석하는 기념식이 거행됩니다. 또, 일요일 오전 11 시에는 영국 전역에서 세계대전과 한국 전쟁, 포클랜드 전쟁, 걸프전, 아프가니스탄 전쟁 등에서 목숨을 잃은 군인들을 기념하기 위해 2 분간 묵념이 올려집니다.  물론 다른 날짜에도 여러 단체에서 각기 다양한 기념행사를 갖기도 합니다.


가슴아픈 이야기들이지만, 마침 관련 기사가 있네요. 여기를...^^



Posted by 첫 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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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이포크스데이(Guy Fawkes Day)의 유래

 

11월 초에는 영국 전역에서 가이포크스데이(11월 5일)를 기념하는 불꽃놀이(Fireworks, Fireworks Display)가 벌어집니다.  지금 이 글을 쓰는 중에도 어디선가 폭죽을 터뜨리는 소리가 계속 이어지고 있네요....


어두워지면서부터 시작해서 심야에 이르기까지 깜짝깜짝 놀랄 정도로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불꽃놀이가 펼쳐집니다.  그러다보니, 대부분 불꽃놀이에만 관심을 갖기 쉬운데.. 왜 이런 놀이가 집중적으로 이루어질까…를 한번 알아봅니다.


11월 5일은 '화톳불의 밤' 또는 '불꽃놀이의 밤'이라고도 불리우는 가이포크스데이로서 이는 영국에서 벌어진 ‘화약 음모 사건(Gunpowder Plot)’의 주모자인 가이포크스의 이름을 딴 기념일입니다.


1605년 카톨릭 신자인 가이포크스(Guy Fawkes)와 그의 일당은 국왕인 제임스 1세의 신교 옹호 정책에 반대하여 국왕과 국회 의원 등 모든 요직의 인물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국회 개회식날인 11월 5일에 영국 국회의사당을 폭파시키려는 음모를 꾸몄는데, 약 30 배럴의 화약을 국회의사당 의회가 열리는 방 바로 지하에 숨겨놓는 데까지는 성공하였다고 합니다.


그러나, 일당 중 한 사람이 자신의 친척이 폭발로 죽게될 것을 염려한 끝에 의회 개회식에 참석하지 말라는 내용의 편지를 보내 간청하였고, 이 편지로 인해 개회식 바로 전날 밤 그 친척을 비롯한 병사들의 국회의사당 수색이 이루어졌는데…  바로 이 수색에서 화약 곁에서 불 붙일 시간만 기다리며 숨어있던 가이포크스가 체포되었다고 합니다. 결국 이들의 음모는 분쇄되고, 불운의 가이포크스는 그 일당과 함께 이듬 해인 1606년 1월 31일 반역죄로 처형되었다고 합니다.


그 후 이 사건을 기념하여 매년 11월 5일에는 가이포크스의 인형을 기괴한 모습으로 만들어 거리로 끌고 다니다가 밤이 되면 불태우고, 불꽃놀이를 즐기는 풍습이 생겼다고 합니다.  영국 국민들은 국왕의 무사함을 축하하며, 다시는 그러한 음모가 발생하지 않기를 기원한다는 의미에서 매년 이 행사를 치르고 있다고 합니다.

 

이 행사는 축제 분위기에서 치러지는데 국민들은 보통 일주일 전부터 준비한다고 합니다. 아이들이 길거리에서 가면으로 만든 가이포크스의 인형 앞에 “가이에게 적선 좀 하세요(Penny for Guy)”라고 적힌 팻말을 놓고 앉아 있으면 지나가는 사람들이 인형 앞에 동전을 던져 주는데, 가이포크스의 날에 화형식에 처해지는 인형의 제작비는 모르는 사람들로부터 받아야 한다는 풍습 때문에 아이들이 길거리에서 잔돈을 구하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모든 이미지는 구글에서 업어온 것입니다)


약 400여년 전의 이 사건은 지금도 매년 11월 영국 정기국회 개회식 날 아침이면 재현되고 있다고 합니다.

 

런던타워에는 튜더시대를 연상케하는 빨간 제복을 입은 비프이터(Beefeater)라는 왕실 위병이 있는데, 개회식 아침이면 국회의사당으로 와서 1605년과 똑같이 등불을 켜고 또 다른 가이포크스가 숨어 있을지도 모르는 지하를 수색한다고 합니다. 이 수색 결과 침입자나 폭약 등이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 왕에게 들어 와도 안전하다는 전갈을 보내야만 국회 개회식의 주요 절차인 시정 연설을 위해 국왕이 들어온다고 합니다.

 

Beefeater는 쇠고기를 급여로 받았기 때문이라고 하는데, 지금은 레스토랑 이름으로 잘 알려져 있으며, 드라이진의 상표로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모든 이미지는 구글에서 업어온 것입니다)


11월 초에 집중적으로 개최되는 불꽃놀이(Fireworks Display)는 간간히 1월 1일 0시 신년맞이 불꽃놀이까지 이어집니다.  입장료를 내고 불꽃놀이 장소로 들어가면 Bonfire가 있어서 따뜻하고 좋기는 하지만(앞면은 뜨겁고, 뒷면은 싸늘), 멀찌감치서 무료로 감상할 수도 있습니다.   아.. 가실 때에는 옷을 든든히 입고 가시기 바랍니다.  날씨가 아주 차갑습니다.... 런던의 불꽃놀이 일정은 여기 에서 찾아보실 수 있습니다.


Posted by 첫 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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