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Royal British Legion Festival of Remembrance를 한번 살펴보려고 합니다.
Royal British Legion Festival of Remembrance는 Remembrance Sunday 바로 전날인 토요일 밤 개최되는 행사로서, 추모 전야제의 성격이라고 볼 수 있는 데, ‘Festival’이라는 이름을 쓰고 있다는 점이 다소 특이해 보입니다. Festival이라고 하면 기념한다는 뜻도 있기는 하지만, 아무래도 축제라는 쪽에 더 무게가 있는 표현이다 보니….
2012년 올해는 2012 London Olympic이 있었고, 사상 유례없는 즉위 60주년 즉 Diamond Jubilee를 맞았으며, 현재 참전(?) 중인 아프가니스탄 전쟁과 함께 Falklands War 30주년이 되는 영국으로서는 상당히 뜻 깊은 한 해였던 것 같습니다.
아래 사진들은 Remembrance Sunday 바로 전날인 토요일 밤에 Royal Albert Hall에서 약1시간 35분 동안 있었던 추모 행사의 사진들입니다. 정식 이름은 Royal British Legion Festival of Remembrance 였고, Royal Albert Hall은 Hyde Park 곁에 위치하고 있으며, 오페라 등 각종 공연은 물론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고 있는 약 140여년의 역사를 갖고 있는 유서 깊은 건물입니다. Victoria 여왕의 남편이었던 Albert 공을 기리는 의미에서 붙은 이름이라고 하며, 바로 앞 하이드 파크 내에 알버트 공의 동상이 이 건물을 마주보는 위치에 있습니다. 동상만 달랑 있지만, 하이드파크를 가시면 한번 찾아보시죠…^^ 참고로 영국에는 Queen, King 이라는 단어가 들어가는 건물이나 지명이 대단히, 정말, 억수로 많지만, Albert 라는 단어가 들어간 곳도 많습니다. Royal Albert라는 유명한 도자기, Royal Albert Bridge, Royal Albert Station 등등… Royal Albert Hall의 Virtual tour
(모든 사진들은 대부분 BBC의 iPlayer에서 갈무리한 것입니다)
영국 국기인 Union Jack을 필두로 한 기수단의 입장으로부터 시작해서 장시간에 걸쳐 각급 군대의 행진, 분열은 물론 유명 가수들이 나와서 축하곡을 부르는 등 다양한 순서가 이어진 후, 엄숙한 분위기에서 나라를 위해 죽어간 모든 이들을 기록한 ‘The Book of Remembrance’을 바치는 순서가 이어집니다.
클라이막스에 이르면, 장내의 모든 참석자가 기립해서 묵념하는 2분 동안 홀의 천정에서 붉은 양귀비 꽃잎이 떨어져 내립니다(poppy petals fall from the roof of the Royal Albert Hall). 떨어지는 꽃잎의 숫자는 나라를 위해 죽어간 영령의 숫자 만큼이라고 합니다.
어느 순서에서인지 잘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만, 중간에 한 병사(?)가 나와서 한 말 중에 기억에 남는 한 마디가 있었습니다.
“For your tomorrow, we gave our today”
모든 순서가 끝나면 영국 국가인 ‘God Save The Queen’를 합창한 후에 중앙에 도열한 병사들이 지휘자의 구령에 따라 만세삼창을 합니다. ‘만세’를 세번 하는 것은 아니고^^. Hurray!를 세번 외치면 여왕은 여기에 웃음과 손을 흔들어 답례를 한 후 Royal Family와 함께 퇴장합니다.
아래는 2011년에 있었던 Royal British Legion Festival of Remembrance 영상인 데, 3부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BBC의 아나운서가 사회를 봅니다. 정통 영국 영어를 들으실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영국에는 우리 나라의 동작동 국립묘지나 미국의 웰링턴 국립묘지와는 달리 추모를 위한 공원이 있을 뿐 하얀 비석이 줄지어 서있는 모습을 떠올리게 되는 국립묘지가 없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