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인터넷 기사를 보니 ‘112’ 허위 신고에 대한 처벌이 강화되어 이제는 '60만원 이하의 벌금 또는 구류·과료'로 상향 조정된다는 기사가 있습니다. 


 

장난이든 악의적인 의도를 가진 허위 신고이든 긴급 전화의 고유 목적에 위배되는 행위에 대한 경각심을 유발하고, 허위 전화로 인한 불필요한 인력과 자원의 낭비를 방지하겠다는 의지가 담겨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악의적인 의도는 없지만 긴급 전화의 고유 목적에 맞지 않는 전화에 대해서는 어떻게 대처하고 있는지.. 약간은 염려도 되고 또 궁금하네요..

 

그리고, 또 다른 긴급 전화인 '119'에 대한 허위 신고에 대한 처벌은 어떻게 되어 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만, 위 사례보다 더 중한 처벌(?)이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왜냐하면 국민들에게는 ‘119’가 훨씬 더 잘 알려져 있는 것 같고, 또 경찰 소관의 ‘112’보다는 소방서 소관인 ‘119’를 대부분 더 만만하고(?) 친숙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훨씬 더 많은 전화가 걸려오기 때문입니다.  , ‘119’는 범죄가 아닌 경우에도 잘 응대하고 처리를 해주니까요..  야생 벌집 제거해달라고 하면 ‘119’에서는 처리가 되지만 ‘112’에서는 처리가 되지 않는 것 같은데...

 

잠깐 찾아보니 2010년도에 만우절 날 ‘119’에 허위 신고를 하면 과태료 200만원을 부과한다는 뉴스가 있었는 데, 2011년 기준으로 ‘112’ 허위신고는 1만 1,000여 건에 달했고, ‘119’ 허위 신고는 매년 2만 건 이상이 발생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러한 장난 허위 신고는 인력 및 자원의 낭비는 물론 그 전화로 인해 다른 긴급한 상황에 대한 대처가 늦어지거나 불가능하게 되어 인명이나 재산 등 엄청난 피해를 불러올 수 있다는 점에서 우리 모두가 삼가하는 것은 물론 주변에 혹 그런 경우가 없는지 잘 감시(?)해야 하겠습니다. 특히 어린아이들이나 취객 등이 허위 신고를 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그런데, 영국에서는 어떨까요 영국도 이러한 현상에서는 자유로울 수 없는 것 같습니다

 

우리 나라의 '119'와 마찬가지인 영국의 가장 대표적인 긴급 전화번호 '999'의 경우(미국의 경우 '911'), 비교적 최근에 보도된 사례만 보더라도,

 

 'Laptop problems for 999 caller'에서는 자기 노트북 컴퓨터(laptop computer)의 비밀번호를 잊어버렸다고 도와달라는  전화

 

-   'Toilet roll 999 call made to Devon and Cornwall Police' 공중 화장실에서 휴지가 떨어졌다는 전화, 음식을 주문하기 위해 식당에 전화했지만 전화 연결이 되지 않으니 알아봐달라는 전화 크리스마스에 대중교통이 운행되지 않자 14킬로 떨어진 집까지 차를 태워달라는 전화도 있고, 심지어는 집에 물이 새거나 정전이 되었다고, 인터넷 연결이 안된다고 전화하는 경우도 있다고 하니... 


'긴급'이라는 말이 참으로 무색할 지경입니다.... 한편으로 생각하면, 다른 것은 몰라도 화장실에 앉아있는 데 휴지가 없고 주변에는 도와줄 사람이 아무도 없다면.. 긴급 상황이 아닐까 싶기는 합니다.^^ 아예 내의를 입지 않는 사람들도 많다고 하니 난감하기는 이루 말할 수 없었을 듯 합니다.

 

또, 약간의 악의가 섞인 혹은 장난 전화가 증가하는 이유로는, 긴급을 요하는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대부분의 공중 전화에서 동전을 넣지 않고도 긴급전화가 가능하며, 핸드폰에 통화 잔액이 남아있지 않더라도 긴급전화가 가능하도록 한 것이 오히려 아이들이 쉽게 장난 전화를 할 수 있는 이유가 되고 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참고로 심카드가 들어있지 않은 핸드폰도 ‘999’ 등 긴급 전화번호로 하는 전화는 가능합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전화에 대한 처벌은 어떨까요?  현재 5,000파운드의 벌금, 6개월 형, 경고핸드폰 단절(£5,000 fine, 6 months in prison, police caution, mobile phone disconnected)과 같은 조치가 가능하다고 하는 데… 단순 경고 등 이러한 다양한(?) 처벌 내용을 보면 영국도 역시 악의적인 의도가 없지만 긴급 전화의 고유 목적에 맞지 않는 전화에 대해서는 강력하게 대처하기 어려운 것 같아 보입니다. 참고로, 전체 '999' 신고 내용 중 화재 신고는 전체의 10% 미만에 지나지 않으며, 50% 이상이 경찰에 신고하는 내용, 다음으로 구급차를 요청하는 전화라고 합니다.

http://www.glosfire.gov.uk/cd_res/KS3/downloads/l3_activity1_and_2_quiz.pdf

 

'999' 긴급전화 서비스는 1937년 최초로 시작되었는데, 1936년 화재로 인해 많은 인명 피해가 발생한 것에 대한 대응조치로 이루어진 것이라고 합니다. 또, 그 이전에는 '0'을 다이얼하면 교환수가 받아서 연결을 해주거나, '1212'를 누르면 경찰로 연결되는 형태로 운영되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많은 번호 중에 왜 하필이면 '9'라는 숫자를 사용했을까요?  긴급 전화번호이니 만큼 기억하기 쉽고, 또 화재로 인한 연기 등으로 인해  숫자를 직접 눈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경우에도 쉽게 손으로 더듬어 찾을 수 있는 숫자로 '999'를 택했다고 합니다.  가장 편리한 것은 '000' 이지만 '0'을 누르면 바로 교환대로 연결되도록 되어 있었고, '111'은 전화 회선의 마찰(합선?) 오류로 발신되는 경우도 많았다고 합니다.  예전 다이얼식 전화기의 경우, 전화기 후크를 적당한 속도로 누르거나 전화선을 노출시켜서 적당한 속도로 마찰시키면 간단한 전화번호의 경우 실제로 전화를 걸 수 있었습니다.  예를 들면, '112'의 경우 후크를 한번 누르고 잠시 기다렸다가 한번 더 누르고, 또 잠시 기다렸다가 두번을 연속으로 누르면 연결을 할 수 있었습니다.  다이얼이 없이 전화 받기만 가능한 전화기 같은 것으로 내선번호 처럼 간단한 번호로 전화하는 데에는 제법 유용했지요...^^  

 

좀 더 깊이 살펴보면, 영국의 경우 가장 잘 알려진 긴급 전화번호는 '999'이지만, 이외에도'101', '112'와 같은 긴급 전화번호도 있으며, NHS 등 의료기관에서 운영하는 긴급 전화번호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999'를 제외한 대부분의 전화번호는 아직 잘 알려져 있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긴급 전화번호인 '999', '112' '101'에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먼저, '101' '999'와 같은 역할을 하는 전화번호라고 볼 수 있지만, 긴급 전화번호라고 하기는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긴급하지 않은 신고에 사용되는 전화번호이며, 이 전화번호로 전화를 하면 해당 지역의 경찰서로 연결이 되며, 약간의 통화료가 부과됩니다.

 

non-emergency call 101 | emergency call 999

101 is now the only number to call when you want to get through to your local police when it’s less urgent than 999. 101 replaces our 0300 123 1212 number, and is available 24 hours a day, 7 days a week. Calls to 101 from landlines and mobile networks cost 15 pence per call, no matter what time of day you call or how long you are on the phone.

 

, 긴급 전화번호 ‘112’는 영국 뿐 아니라 유럽 전역에서 사용되는 긴급 전화번호입니다. 따라서, 영국 내에서 긴급 상황에 처한 경우에는 ‘999’ ‘112’ 중 아무 전화번호로 전화를 하면 되지만, 유럽 내에서는 ‘112’로 전화를 해야 합니다. 아울러, 앞서 살펴본 것과 같이 대부분의 공중 전화에서 동전을 넣지 않고도 긴급전화가 가능하며, 핸드폰에 통화 잔액이 남아있지 않은 경우는 물론 심카드가 들어있지 않은 상태에서도 이러한 긴급 전화는 발신이 가능합니다.

 

‘112’에 대해서는  'SOS 112 in Europe'에서 상세한 내용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유럽 및 인접 국가를 여행할 계획이 있으신 분들은 꼭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In the UK all 999 or 112 calls go through to emergency operators of either British Telecom (BT), Cable & Wireless (C&W), Kingston Communications or Global Crossing (RailNet). This depends on which phone network the caller is using. These operators ask the caller which emergency service is required and then connects the caller to the control room of the service requested in the callers geographic region. Virtually all the emergency service control rooms have access to translators if the caller does not speak english.


 

위는 '112' 긴급 전화번호를 사용할 수 있는 국가들이며, 아래는 세계 각국의 긴급 전화번호 및 영국 내에서 각 상황별 긴급 전화번호의 예를 나타낸 것입니다.


 

 

영국 내에서 긴급 전화번호 ‘112’ ‘999’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 있습니다. 'Few aware' of European holiday 112 emergency number 에 의하면, 2000명의 영국인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4%만이 ‘112’가 유럽에서 사용할 수 있는 긴급 전화번호인 것을 알고 있는 정도이며, 이 전화번호를 영국 내에서도 긴급 전화번호로 사용 가능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은 겨우 3%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999’ ‘112, 그리고 ‘101’ 잘 구분해서 잘 알고 사용합시다.

그렇지만 긴급한 상황에 빠지지 않는 것이 제일 좋은 방법일 것입니다 유비무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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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첫 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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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날씨는 완연한 봄이라고 보기는 어렵지만, 봄이 오기는 왔구나 라고 생각할 수 있을 정도의 기온을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 주말 낮 기온이 19도까지 올라가기는 했지만, 대체로 10~15도 정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4월 초까지 계속되던 날씨가 이렇게 바뀐 데에는 제트기류(jet stream)의 위치 변화가 주원인이라고 하는데,  우리 나라에도 뒤늦은 추위가 오는 등 일기가 고르지 않은 것 같은 데 혹 제트기류가 남하해서 그런 것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대전에는 눈이 내린다는 소식도 있네요...



다가오는 일요일인 4월 21일은 1981년부터 시작된 런던마라톤 대회(London City Marathon)가 개최되는 날인데... 이 날의 날씨는 화창한 날씨보다는 차고 건조한 날씨가 될 것으로 예상되어 관객 보다는 선수들에게 더 좋은 조건이 될 것이라고 합니다. 아침 기온이 3도까지 내려간다고 합니다.  런던마라톤대회의 또 다른 이름은 'Virgin London Marathon'인데 이는 'VIrgin Money'에서 후원하기 때문입니다.


2012년 런던마라톤에는 약 36,000여명이 완주했는데, 금년에도 예년과 비슷한 숫자의 육상인들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미국 보스턴마라톤에서 있었던 폭탄 테러와 같은 불상사를 방지하기 위해 특별히 많은 경찰이 배치되어 대회의 안전을 지킬 것이라고 합니다. 혹, 구경을 나가시더라도 안전에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지난 17일 있었던 영국 최초의 여성 수상이었던 마가렛 대처(Margaret Thatcher) 전 수상의 장례식은 바로 전날 있었던 보스턴마라톤 폭탄 테러와 같은 테러에 대한 우려와 대처 전 수상을 특별히 싫어하는 사람들의 시위에 대한 염려로 군경이 합동 경비에 나섰다는 소식이 있었습니다.  이래 저래 군경들만(?) 바빠진 것 같습니다.


이번에는 대처 전 수상의 사망에 대해 잠시 살펴보려고 합니다. 이미 여러 매스컴을 통해 상세한 내용들을 알고 계신 분들이 많으리라 생각됩니다.


이번 대처 전 수상의 장례는 생전의 유언대로 국장(國葬)으로는 치러지지 않고 국장에 버금가는 규모(state funeral)로만 치루어졌지만 윈스턴 처칠 장례식 이후로 영국 여왕이 참석한 전 수상의 장례식으로는 처음이라고 하니 그 만큼 중량감이 있는 케이스라고 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유례 없이 장례 행렬이 지나가는 동안 빅벤(엘리자베스 타워)의 타종 조차 멈추도록 했다고 하며, 엘리자베스 여왕은 같은 여성으로서 영국의 근현대사에서 큰 족적을 남긴 동반자의 죽음에 대해 그 누구보다도 더 슬퍼했다는 소식도 있습니다.





러시아의 모 신문사에서 붙인 '철의 여인'이라는 별명을 대단히 좋아했고, 하루 18시간 씩 일을 했으며  이처럼 일하는 것을 하는 대단히 즐거워했다는 대처 전 수상은 1979년 수상직에 취임한 후 시행한 여러 가지 정책으로 인해 정치적 입지가 좁아지는 어려움을 겪었지만, 1982년 4월 아르헨티나의 포클랜드 섬 무단 점령에 따라 발발한 포클랜드 전쟁에서 승리함으로써 영국민의 지지를 회복하고 이를 토대로 수상직 재선, 삼선이라는 전무 후무한 기록을 남기게 됩니다.

  

당시 포클랜드섬이 점령당했을 때, 여러 가지 국내외 상황을 감안할 때 강경책을 쓰기 보다는  외교 정치적 타협으로 풀어나가야 한다는 내외의 여론이 있었으나 이를 단호하게 거부하고 즉시 항공모함을 비롯한 병력을 파견하여 약 2개월 만에 승리함으로써 영국민의 자존심을 지키는 쾌거를 이루었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영국인들의 대처 전 수상에 대한 평가는 상당히 극과 극을 달리는 것 같습니다.  1970년대 IMF 구제 금융을 받는 등 내리막 길을 걷던 영국의 여러 문제점을 과감한 개혁을 통해 개선함으로써  '영국을 가장 많이 변화시킨 선구자'라는 평가를 받는 한편, '영국을 가장 불평등한 국가로 만든 정치가'라는 평가를 동시에 받고 있는 것 같습니다.  


영국의 경제를 회복하고, 외교 국방에서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등 영국의 위상을 높이는 등의 성공적인 부분도 있었지만, 그 반대 효과로 각종 복지정책의 축소, 각종 국영기업의 민영화 및 이로 인한 공공요금 인상 등 오늘날 영국 서민들이 겪는 경제적 어려움의 상당 부분이 대처 정부로부터 비롯되었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텔레비젼 시청료인 지금의 TV License도 대처 정부가 시행했다고 하는데... 돌이켜보면 우리 나라 정부에서도 대처 정부의 영향을 여러 모로 많이 받았던 것 같습니다.


얼마나 뼈에 사무치는 일을 겪었으면 세상을 떠난 사람을 두고 축제를 벌이고.. 장례 행렬에 등을 돌리고 할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만, 꼭 그렇게 해야 하나 하는 생각이 앞서는 것은 어쩔 수가 없습니다.  우리 나라의 경우, 망자에 대해서는 상당히 관대한 편인 것 같은데..  여러분은 이러한 영국 사람들의 반응을 어떻게 보시나요? 이 곳 사람들처럼 쿨하게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이 또한 우리와는 다른 문화적 충격(culture shock)의 한 단면일 수도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장례식에서 설교를 맡은 리처드 차터스 런던 주교는 설교에서 “대처 전 수상에 대해 상충하는 의견이 있지만 이 자리는 고인을 평가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고 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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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첫 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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