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영국의 수돗물의 수질은 어떤지, 나아가서는 마시는 물은 어떤 것을 마시는 것이 좋은지 알아봅니다.
먼저, 제법 오래 전에 영국 남서부 지방의 홍수 소식을 전해드린 바 있습니다만, Somerset 지방의 홍수 최근 소식입니다. 지난 주 BBC 뉴스이기는 하지만, 홍수가 발생한지 11일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물이 빠지지 않아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는 뉴스가 있었고, 아래 두번째 사진(The Guardian)은 북쪽의 York 지방의 홍수 지역의 것으로 물이 빠지지 않는 것은 물론 추위로 물이 얼어붙어 있다는 소식입니다. 과연 언제나 물이 빠져서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할 지…
옛부터 집을 떠나 어디를 가게 되면 잠자리, 먹거리를 제일 먼저 가려서 취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여행을 하다 보면 어느 것 하나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겠지만, 이렇게 이야기하는 데에는 잠자리의 안전성 등 여러 가지 면에서 특별한 의미가 있을 것입니다… 또, 잠자리 다음으로 치는먹을거리 중에서 중요한 것이라면 아무래도 물, 마시는 물이 되지 않을까 생각을 해봅니다. 물이바뀌면 배탈도 나고, 피부에 무언가가 돋아나기도 하는 사람도 많이 있고, 우리 몸의 70%가 물이라고 하니 물이 중요하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우리 나라에서는 가정에서도 이제 수돗물을 그냥 마시기보다는 생수를 따로 사서 마시는 것이일반적인 것 같습니다. 산 좋고 물 맑은 금수강산이라고 했었는데… 그러면, 영국에서는 어떨까요?
영국의 가정에서는 (직접 조사해본 것은 아니지만) 아직은 수돗물을 그냥 마시는 경우가 많은것 같습니다. 주변의 이야기를 들어보아도 그렇고, 슈퍼마켓의 생수 판매대를 보아도 아직 절대량을 생수에 의존하지는 않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또, 따로 주문하지 않는다면 많은 식당에서 수돗물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도 그렇습니다. 다만, 가정에서도 예전에 비해서는생수를 사서 마시는 비율이 서서히 증가하고 있다고 보아야 할 듯 합니다.
물론, 가정을 벗어난다면 대부분 생수를 사서 마십니다. 병에 넣어 판매되고 있는 생수는 일반수돗물보다 더 좋은 수질의 것도 아닐 뿐 아니라 단지 물 이상도 물 이하도 아니며, 오히려 병을만드는 데 필요한 원재료는 물론 사용 후처리 등으로 인한 환경오염원이 되고 있다는 비난이 많이 있지만, 외출 시에는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병에 들어있는 생수를 이용하고 있음은 어쩔 수없는 것 같습니다. 수돗물에 트리할로메탄과 같은 발암성분이 극미량 포함되어 있다는 것이 이러한 추세의 주된 원인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러면, 영국의 수돗물 수질은 어떤지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우리 나라의 수돗물의 경도(hardness)를 이해하기 쉽게 ppm으로 살펴보면, 지방에 따라 다르지만 대개 최대 70mg/l (70ppm) 이하, 대부분 50~70ppm 정도를 유지하는 단물(연수, soft water)이며 허용되는 최대 경도는 300ppm 이하로 규정되어 있다고 합니다. 또, 우물물의 경우는 위치나 시기 등에 따라서 수질이 많이 달라지는데, 대체로 약 150ppm을 상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영국의 경우에는 이러한 음용수의 기준이 최하 150ppm으로 하도록 권고하고 있으며, 최고 한도는 별도로 규정되어 있지 않았다고 합니다. 따라서, 우리 나라의 우물물보다 더 센 물을 수돗물로 공급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경도는 칼슘염과 마그네슘염의 수중 용해량에 따라 결정되는 데, 대부분의 경우 칼슘의 용해량에 따라 결정된다고 할 정도로 칼슘염의 용해량이 지배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영국의 수질 분포도(음용수가 아님)을 보면, 북서쪽으로 갈수록 좋아지고, 남동쪽으로 갈수록 경도가 높아져서 남동쪽의 상당 지역은 300ppm 이상의 경도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주로 석회암의 분포에 따른 것으로 이해가 되고 있습니다. 영국에 오시면 바닷가 절벽이나 도로 공사 중인 산의 단면을 통해서 하얀 석회암이 무진장 널려있다는 것을 이해하게 되시리라 생각됩니다. 아래 사진(이미지는 구글한 것입니다)은 남쪽 Brighton과 Eastbourne사이에 있는 바닷가의 풍경으로 Seven Sisters라고 부르는 곳인데, 하얀 석회암으로 이루어진 것을 쉽게 알아볼 수 있습니다. 대부분 한 번 정도는 가보는 곳인데.. seven sisters가 흰 옷을 입고 손을 잡은 채로 서있는 것처럼 보이시나요??
칼슘 성분이 부족해도 골다공증 등의 병이 수반되지만, 많아도 호르몬 등 내분비 계통의 이상을 초래해 각종 질환을 유발한다고 합니다. 한때, 칼슘 성분이 많은 물을 먹으면 다리가 코끼리 다리처럼 굵어지는 병이 발생한다는 설이 있었으나… 그냥 하나의 설로 그친 것 같습니다. 만약 그렇다면 수돗물을 그냥 마시는 그 수 많은 영국 사람 들 중에는 이러한 환자가 엄청나게 많을텐 데 이런 환자는 거의 뉴스에서나 볼 수 있는 수준이니 마시는 물 속의 칼슘 때문에 그렇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따라서, 수돗물 공급원의 경도가 높고, 음용수의 기준치 자체가 높기 때문에 상당히 센 물을 수도관을 통해 공급하고 있고, 이러한 수돗물로 인해 생활에 여러 가지 불편함이 발생합니다.
- 배탈이 나거나 여성들의 표현에 의하면 피부가 뒤집히는(?) 증상이 발생하며,
- 커피포트, 보일러 등 내부의 히터 주변에 하얀 결석(scale)이 생기며, 보일러의 경우 열 전달이 나빠지거나 수명이 대폭 단축되기도 하며,
- 물이 묻거나 고인 곳을 닦지 않으면 하얀 흔적이 생기고, 계속 반복되면 시멘트가 굳은 것처럼 딱딱해지며,
- 한국에서 가져온 비누나 샴푸, 세제를 사용하면 제대로 거품이 나지도 않을 뿐 아니라 세척 능력도 거의 발휘되지 않습니다.
위에 열거한 것 이외에도 여러 가지 불편한 점이 있는 데, 이러한 수돗물을 그냥 마시지 않는 방법, 그렇다고 비싼 생수를 사서 마시지 않는 방법은 없는지 알아봅니다.
다음 포스팅에서요...^^